Warwick Castle_1 In the UK

이번주 school trip은 워릭 성이었다. "유럽 성이 다 거기서 거기지" 하면서도 괜히 기숙사에 남아있는게 손해인듯 하여 떠났던 나들이. 물론 입장료 17파운드를 save할 수 있다는 것도 커다란 매력이었다. 다행히 기대에 비해 무척이나 아기자기하고 잘 즐기다 왔다. 



워릭성은 11세기에 지어졌다. 전쟁의 포화로부터 운좋게 비켜난 덕택에 천 년이 넘는 세월을 상당히 리얼하게 축적해 놓은, 유럽의 얼마 안 되는 유물이다. 워낙 고증이 잘 되어서 유령 출몰로 소문난 장소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네차례 영주가 바뀌었으며, 주인이 바뀔 때마다 성 안의 다른 구역을 단장하여 생활했기 때문에 각각의 장소마다 다른 시간대를 품고 있다. 마지막 워릭 공작은 1987년 금전적인 이유로 이 성을 마담 타소한테 팔아넘겼다. 마담 타소는 이 성 안에 예의 자신의 밀랍인형들을 잔뜩 만들어놓고는 방안 여기저기를 마치 실제처럼 꾸며놓았다. 한 마디로, 현재의 워릭성은 또 하나의 마담 타소 박물관인 셈이다.

언제나 그렇듯 타소의 피사체는 실존 인물들이다. 각 방마다 그 방과 관계된, 혹은 그 방을 사용했던 사람들을 떠다 놓았다. 뮤직룸에는 19세기 활동했던 클라라 버트(Clara Butt)라는 소프라노의 살롱 콘서트를 재연해 놓았다. 스피커로는 그녀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사이즈나 생김새나 분위기나 모두 실제에 거의 가까운 데다가 여기 고용된 스탭들이 모두 고증 의상들을 입고 다녀서 누가 인형이고 누가 사람인지 정말로 헷갈렸다. 한 번은 인형인줄 알고 스윽 등을 만져보았다가 나를 돌아다보는 바람에 깜짝 놀라 도망가 버렸다는 -_-;;; 

클라라 버트의 살롱 콘서트를 감상하는 게스트의 모습
 
남자들의 방 왼쪽 인물이 아마 여기 4대 소유주쯤 될 거다.


빅토리아 여왕이 그렇게 며느리로 탐을 냈다는 워릭 공작의 딸. 그러나 그녀는 이미 다른 귀족과 사랑에 빠져 결혼했다. 그러나 에드워드 왕자와도 죽을 때까지 우정을 이어갔다고 한다. 어두워서 찍지는 못했지만 에드워드 왕자를 위한 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으며 그의 밀랍인형도 물론 전시되어 있었다.

지하 바느질 방의 밀랍인형들. 표정이며 동작들이 너무 사실적이다보니 약간 으시시했다는 -_-;;
(유령이 나타날 법도... ㅠ.ㅠ)

엘리자베스 여왕의 밀랍인형. 그녀는 1996년 이 곳을 방문하여 만찬을 가졌다. 놀라운 사실은 여기에 전시된 대부분의 유물들이 공식적인 행사를 위해 실제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즉, 그냥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아직도 가끔씩 실생활에 사용되는 몇 백년 묵은 '진짜 가구'라는 말이다.
 
여자들의 방(Ladies' Room) 만찬이나 파티 때 여자들이 잠시 빠져나와 쉬는 곳이다.

to be continued....

실외전경과 황당했던 오리습격사건은 다음 포스팅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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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완다 2009/09/07 15:46 # 삭제 답글

    와... 입장료가 꽤나 비싼거네요. (대충 3만원 넘네요 @.@)
    잘 지내시는거 같아 부러워요~~~
  • alephia 2009/09/07 16:29 #

    엉. 첨엔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들어가보고 나서 왜 비싼지 이유를 알게 되었어. 각종 이벤트랑 learning 코스가 있는데, 그게 다 공짜더라고. 완다도 잘 지내지? 잘 지내야 해!! -_- +
  • 김수현 2009/09/08 00:47 # 삭제 답글

    워릭성, 영국 간 지 얼마 안 돼서 간 곳이었는데 갈 만했던 것 같아. 나도 그 살롱 콘서트 방 사진 많이 찍었었지. 우리는 아이들까지 돈 다 내느라 하루 갔다오는 데 지출이 만만치 않던데. 입장료에 맛없고 비싼 샌드위치에.. 그래도 지금 보니 또 그립네... 이런, 계속 warwick-sickness를 자극하는 포스트.
  • alephia 2009/09/08 04:16 #

    그렇지 않아도 오늘 Egil 만나고 왔어요. 선배 얘기도 했고요. 포스팅 하지 말까요? -_-;;;;;
  • 김수현 2009/09/08 09:44 # 삭제 답글

    ㅋㅋ, 아냐. 포스팅 계속 해줘.대리만족이라도 하게^^ Egil한테도 안부 전해주고.
  • opera 2009/11/05 22:53 # 삭제 답글

    님... 클라라 버트는 소프라노가 아니라 콘트랄토(contralto)랍니다^^;;요즘은 앨토라고 합니다만...어감이 뭔가 좀 달라요^^클라라 버트를 앨토라고 하진 않아요. 영국에서 아주 귀하게 여긴 콘트랄토 가수였습니다~
  • opera 2009/11/05 23:01 # 삭제 답글

    아,참! 우리에겐 지난 시즌 김연아 선수의 쇼트프로그램 음악 "죽음의 무도"로 더욱 친숙해 진 프랑스의 작곡가 '생상'이 그의 걸작 오페라인 "삼손과 데릴라(Samson et Dalila)" 의 데릴라(불어식으로는 '달리라'라고 읽지요)로써 "완벽한 데릴라"라고 극찬했고 그녀를 주인공으로 초연하려 했으나, 서로 시기적으로 시간과 상황이 아긋나는 바람에 생상이 무척이나 안타까워 했다고 해요 ㅜㅜ하지만 다행히 그녀의 음반을 통해 그녀의 달리라를 들을 수 있는 것이 감사할 뿐이지요^^아, 유투브에서 들어 볼 수도 있겠네요^^
  • alephia 2009/11/06 02:50 #

    넵.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그렇지 않아도 방안에 그녀의 목소리를 녹음한 테이프를 계속 틀어놓고 있어서, 음성은 약간 맛을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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