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암흑의 왼손,
암흑은 빛의 오른손.
둘은 하나. 삶과 죽음은
케머 연인처럼 함께 누워 있다.
마주 잡은 두 손처럼.
목적과 과정처럼.
-어슐러 K. 르 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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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닫아버린 모 홈피에서 또다시 자가복제. 좋아하는 선배네 홈피에 방문했다가 '르 귄'이란 이름을 보고 반가운 기념으로.
대학에 합격한 바로 그 해 겨울 일곱살 위인 외사촌 오빠가 선물해 준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지금은 자신의 영역에서 신춘문예 '심사위원'을 할 정도로 높은 데 올라가버린 존재가 되어버렸지만 대학에 합격한 그 순간부터 2학년 겨울방학때까지, 그가 내게 끼친 영향은 지대했다.
(확실히 나의 비실용적이고 뜬금없는 관심은 외가쪽 영향이 큰 것 같다. 프랑스에서 인공위성 제작 선임연구원으로 활동중인 외삼촌과 비행기 기장인 또 다른 외삼촌처럼. 이공계 학부를 졸업한 뒤 외사촌 오빠는 심리학으로 대학원을 진학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대단히 실리적이었던 외삼촌은 "너는 대학을 '취미'로 다니냐?"는 핀잔으로 오라버니의 소원을 일축해버렸고, 그는 외삼촌의 지시대로 경제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가'취미에 맞지 않아' 영영 졸업하지 못했다 -.-;;; )
이 책은 동서추리문고 시절 <암흑의 왼손>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이후 절판되었다가 다시 <어둠의 왼손>이란 제목으로 '지대로' 출간되었으나 매출이 좋지 못했는지 지금은 또다시 절판되어 구하기 힘들어졌다. 두 버전의 간격 사이에 동서추리문고 버전의 열악한 번역에 진땀을 흘리던 나는 학교 도서관에서 원서를 발견하고 그걸로 영어공부를 대신하기도.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진리란 사실이 아닌 상상의 문제인 것을 깨닫게 된다. 르 귄의 소설에는 무엇이 참이고 거짓인가 구별짓는 행위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힘이 존재한다. 미래와 현실, 사실과 거짓 중 어느 것을 이야기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제는 여성이었다가 오늘은 남성이 되어버리는 그녀의 소설속 자웅동체의 종족처럼. 모든 것은 변한다.
남성과 여성. 사실과 거짓. 미래와 현실. 부와 가난. 강함과 약함.
그 어느 것도 본질일 수 없다.
변하지 않는 본질이 있다면
그것은 삶과 그리고 죽음 뿐이겠지.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한.




덧글
돌발 2009/08/27 09:47 # 삭제 답글
이런곳 말고.. 일대일로 그대를 접하고 싶소..
alephia 2009/08/27 16:12 #
하필 이 태고적 포스팅에 댓글을 쓴 의도는 뭐냐 -_-;;;;;;;;
돌발 2009/08/28 10:06 # 삭제 답글
2006년글이었군... 하...블로그가 싫다.빨리 이메일주소를 대라!!!
alephia 2009/08/29 03:10 #
이런 글 일부러 찾아서 댓글 달기도 힘들겠다. 대체 어떻게 찾은 거야??여튼 멜주소는 alephia@hotmail.com 이당. 잘 지내지?? ^^